심야책방

A씨 이야기

A씨의 파란만장 이야기-2 안 들린다 안 들린다

띵동이야기 2020. 10. 2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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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다니는 회사는 일주일 중 팀끼리 식사를 꼭해야하는 날이 있다. 다행인 것은 일주일 중 하루라고 명시해놓은 것이다. 그외의 날은 혼자 밥을 먹고 남은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거나 쉬는 등의 활동을 한다. 하지만 팀점심을 하루만 먹는다고 해서 피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점심시간이 끝나는 1시까지 A씨가 펼쳐놓은 거미줄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공공기관에 다닌다. 들어가기 어려운 직장은 아니다. 하지만 대외적인 이미지는 예전 과거시험 못지 않은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가끔 보면 참 대단한 능력을 가진 분들이 많다. 본인 스펙을 떠나 집안 자체도 대단한 분들이 많다. 이름만 들어도 위축되는 대학교, 왜 여길 취직했을지 궁금한 과거의 직장, 너무 좋은 위치의 집, 지역 유지인 부모님 등 많은 것을 가진 분들이 많다. 아, A씨가 그런 능력을 가졌다고? 아니다. 내가 1편에도 썼지만 A씨는 평범하다. 지극히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30대 가장일뿐이다. 오늘 내가 놀란것은 따로 있다. 바로 회사 내 다른 직원의 뒷 배경이다. 좋은 학교는 물론 이거니와 부모님의 직업이 대단했다. 포탈 사이트에 검색하면 나오는 그런 사람이다. 소위 말하는 사회적 지위를 갖춘 사람이다. 사실 나와 다른 세계의 이야기라 나는 놀라지 않았다. 다만, 한 가지 좋은 점이 있었다.

 

 정치적인 이야기를 일삼던 A씨가 조금은 조용해진다는 것이다. 이제서야 자명한 진리를 알게 되어서 기쁘다. 누구를 만나든 안해야하는 정치적 얘기를 그렇게 하더니, 결국 소시민인 그는 권력에 항복했다. 근데 마냥 기쁘지는 않다. 정치 얘기만 하는건 아니기 때문이다. 한 2~3일 정도 조용하고 아마 듣고 싶지 않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친구와 아내와 장인장모와 통화 할 것이다. 이번주에 그의 아들 돌잔치하는 걸 난 알고싶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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