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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손원평 장편소설 [아몬드] 창비 출판사 펴냄

띵동이야기 2020. 10. 21.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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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평 작가님의 장편소설 아몬드 표지

 내가 아몬드를 처음 읽은 것은 2018년이다. 처음으로 독서모임을 나가기 시작한 시기이다. 처음으로 북리뷰를 준비했고 소개한 책이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더 기억에 남은 것은 내용이 나에게 많이 와닿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블리 앱(www.bibly.co.kr/)에서도 평점 5점을 처음으로 준 책이다.

 

비블리 앱으로 평가한 아몬드

 

 목차는 1,2,3,4부로 간단하다. 주인공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성장소설같아 보이기도 하고 혹은 청소년의 이야기 같아 보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우리 내 삶의 이야기 같기도 하다. 한국형 영 어덜트 소설이라고 하지만 누가 읽어도 공감할 수 있고 누가 읽어도 아픈 그런 이야기이다.

 

총 263페이지로 읽기 괜찮다.

 책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목차이다. 나는 목차가 구분되어 있어야 하는데 그 쪽수가 굉장히 적어야 한다. 왜냐하면 주로 출퇴근 길, 회사 업무 중에 책을 읽기 때문에 단시간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단시간에 읽을 수 있도록 한 목차당 쪽수가 적은게 좋다. 그런 점에서 아몬드는 좋았다. 1부,2부,3부,4부 사이에 1,2,3,4 등으로 세부 목차가 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 하나 음미 할 수 있었다. 나의 과거를 떠올리기에 충분한 시간과 눈물을 흘리면서.

 

이 책을 잘 설명해주는 프롤로그

 나의 북리뷰는 오프라인에서도 그렇지만 길게 설명하지 못한다. 그저 어떤 느낌을 받았고 무엇을 느꼈는지 나의 관점에서 말한다. 그래서 어떤 문장이 좋았는지 세세한 리뷰는 어렵다. 그렇지만 나의 말로 나의 책을 소개할 수는 있다. 그런 점에서 이 프롤로그는 책을 잘 요약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나의 마음도 대변해준다.

 

 

 "나에겐 아몬드가 있다.

 당신에게도 있다.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거나 가장 저주하는 누군가도 그것을 가졌다.

 아무도 그것을 느낄 수는 없다.

 그저 그것이 있음을 알고 있을 뿐이다."

 

 주인공인 윤재는 자신의 눈 앞에서 사랑하는 가족이 죽는 것을 보고 감정이란 걸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된다. 아몬드는 윤재가 사고 이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다. 아몬드는 윤재의 감정을 의미한다.

 

 나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21살 겨울이었다. 입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 심란한 상황에서 나의 아버지는 안방에서 사라졌다. 직접 이 광경을 목격했고 어찌할 겨를도 없이 빠르게 모든 것을 수습하고 난 군대를 갔다. 그렇게 숨을 돌릴 상황이 되자,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의 10대가 어땠는지 말이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집에서 행했던 행동들 때문에 나의 학창시절은 사라졌다. 매일 술과 함께 지내고 술에게 지는 모습을 보였던 그의 과거가 나의 과거를 이긴 것이다. 난 그렇게 그가 사라지자마자 그와 함께 겪은 세월을 잊게 되었다. 한 가지 더 있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몬드다. 나도 윤재처럼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누군가 나에게 힘들다고 말한다. 아 참 힘들겠구나 나는 말한다. 그리고 느낀다. 뭐가 힘들다고 하는거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남들의 감정에 공감해줄 수 없다. 힘들겠네 라고 말하지만 내 마음은 이미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아닌척 하지만 점점 더 차가워지고 있다. 어떤 어린시절을 겪었는지도 모른채 하루하루 얼굴이 두꺼워지고 있다. 알고 있지만 고치기 어려운 이 무감정한 상태로 인해 나는 점점 말을 아끼고 있다. 공감해주지 못한다면 섣불리 어떤 말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점점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 되었다. 윤재도 나이가 들면 나처럼 될까? 아니면 바뀔까? 여러분의 아몬드는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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